▲ 사진=뉴시스

[코리아데일리 강지현 기자]

지난 4월 서울,경기,광주,대구 지역 고교의 40%가 신입생 수학 배치고사에서 고교 수준의 선행 문제를 낸 것으로 나타난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일부는 대학 2학년 과정인 정수론의 '페르마 소정리'를 이용해 푸는 문제를 낸곳도 있었다. 이같은 선행학습때문에 선행교육규제법이 오는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 사교육 과열지구에서의 선행교육은 오히려 심해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오늘(7일) 선행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교육 과열지구 내 중·대형 10개 학원의 수학/과학 최대 선행교육 정도는 2012년과 지난해 평균 3.8년이었으나 올해는 평균 4.0년으로 오히려 심해졌다"고 밝혔다.

사걱세가 대치동, 송파구, 목동, 중계동 등 서울시내 '사교육 1번지'의 학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4년씩 앞당겨 선행학습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조사결과 10개 학원 중 지난해보다 선행 정도가 늘어난 곳은 4군데, 지난해와 같은 곳은 2군데였고 감소한 곳은 4군데였다.

선행 정도가 감소한 곳에서도 대치동의 한 학원이 10년에서 5년으로, 중계동의 학원이 5년에서 4년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평균 3.5년을 앞당겨 교육이 이뤄지고 있었다.

선행교육이 가장 심한 강서구의 한 학원은 중학교 1학년생에게 대학교 2학년에서 배우는 정수론을 가르쳐 최대 7년을 앞당겨 선행교육을 시킨다고 홍보했다.

대치동의 한 학원은 초등학교 4∼5학년을 대상으로 고교 1학년 과정인 수Ⅰ수업을 진행해 6년 선행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치동의 또 다른 학원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올림피아드 대비반을 개설해 초등학생에게 고3 과정인 물리Ⅱ와 화학Ⅱ를 가르친다는 광고를 냈다고 사걱세는 밝혔다.

사걱세는 올해부터 수학 선행학습 정도가 심한 학원 3곳을 추가했는데 이들을 포함해 낸 평균 선행학습 정도는 4.2년으로 늘어났다.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걱세는 "선행교육규제법 제정으로 학교의 선행교육 프로그램을 규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사교육기관의 선행교육 상품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걱세는 교육부·교육청에 사교육기관이 선행교육 상품을 광고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인 실태 파악과 행정 지도에 나설 것을, 교육부에는 영재학교, 특목고, 자사고 그리고 대입 전형에 상급학교 교육과정이 반영되는 것을 철저히 규제할 것을 각각 촉구했다.

또 의회는 사교육기관의 선행교육 상품 규제를 위해 추가적 법률 보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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