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를 놓고 남성 경찰과 여성 경찰이 뜨거운 한판 승부 그 결말은?

▲ 여경(상)과 남자 경찰들(하) 특정기사와 관련이 없는 사진

[코리아데일리 강태오 기자]

7월1일 '여경의 날'을 앞두고 경찰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관련 설문조사를 놓고 남성 경찰과 여성 경찰이 뜨거운 설전을 벌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 같은 설전은 여경의 날 폐지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된 설문조사가 아니냐는 지적 때문이다.

경찰청은 최근 내부 전산망을 통해 '여경의 날 행사 실시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하며 질문항목별 응답 비율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은 '여경의 날에 여경에 대한 특진, 표창 등이 이뤄지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경의 날 행사가 어떤 부분에 기여한다고 보는지', '여경의 날 행사에 개선 사항은 없는지' 등을 객관식 형태로 묻는 방식이라는 것.

현재까지 상당수 경찰관이 설문에 참여했고 여경의 날 폐지를 둘러싼 찬반 댓글도 370여개가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엔 여경의 날에 여경에 대한 특진, 표창이 이뤄지는 것을 두고 '남경에 대한 역차별이나 위화감 조성'을 주장하는 의견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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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에 대한 우대는 남녀평등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 '경찰의 날이 있는데 여경의 날 행사를 따로 할 필요가 있느냐'는 내용의 댓글도 달렸다. 일부는 '여경은 업무에서 남경에 묻어가지 않느냐'는 비방글을 달기도 해 온라인상에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경들 사이에선 전체 경찰관을 상대로 이 같은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설문조사가 '여경의 날' 행사의 개선점을 묻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여경 특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부각시켜 없애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경의 날 행사가 조직에 기여하는 부분을 묻는 질문의 선택지로는 여경의 사기진작 등 긍정적인 보기도 있는 반면 별다른 영향이 없다거나 남경에 대한 역차별 등 부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는 보기도 제시됐다.

이는 최근들어 경찰 고위직은 제한돼 있고 박근혜 정부 출범으로 인력은 매년 대폭 증원되면서 승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매년 여경의 날마다 직급별 여경 특진과 표창이 이뤄지는 데 대한 남경들의 불만이 높기 때문이다.

경찰은 여성 인재 양성 차원에서 여경 채용을 늘리고 고위직 발탁도 꾸준히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 5월말 현재 전체 10만4600여명 경찰 가운데 여경은 8403명으로 8% 수준에 불과하다. 경찰 총인원 대비 여경 비율은 2005년 4.3%에서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

정부는 매년 전체 충원인원의 20~30%를 여경으로 선발해 여경 비율을 1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남성 경찰관들의 불만이 쏟아져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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