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심재민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이 알제리에게 2-4로 완패를 당하면서 16진출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23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알제리의 2014 브라질 월드컵 2차전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전반 26분 이슬람 슬리마니(스포르팅CP)에게 선제골을 내준 것을 시작으로 전반 28분 라피크 할리시(코임브라), 전반 38분 압델무멘 자부(클럽 아프리칸)에게 잇따라 골을 내주며 전반을 0-3으로 마쳤다.

후반 5분 손흥민(레버쿠젠)의 만회골이 터진 한국은 후반 17분 야신 브라히미(그라나다)에게 추가 실점을 당한 뒤 후반 27분 구자철(마인츠)의 득점으로 추격에 나섰지만 끝내 2-4로 대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무1패(승점 1·골득실-2)를 기록, 벨기에(승점 6·골득실+2), 알제리(승점 3·골득실+1), 러시아(승점 1·골득실 -1)에 밀려 H조 최하위로 밀렸다.

특히 이날 패배로 한국은 최근 치른 아프리카 국가와의 A매치에서 3연패하며 '아프리카 징크스'를 만들었다.

한국은 지난달 28일 튀니지전에서 0-1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0일 가나에 0-4로 대패했고, 이날 알제리에 2-4로 무너졌다.

더불어 역대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세 번째 경기에서 첫 패배의 아픔을 겪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토고(2-1 승)를 꺾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2-2 무)와 비긴 한국은 알제리에 무릎을 꿇으면서 2경기 연속 무패(1승1무) 뒤 첫 패배를 곱씹었다.

한국은 오는 27일 오전 5시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6강 진출의 마지막 희망을 타진한다.

 

같은 날 치러지는 러시아-알제리 경기에서 러시아가 박빙의 점수 차로 승리하고, 한국이 벨기에를 큰 점수 차로 꺾으면 극적으로 16강 진출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또 한국이 벨기에를 꺾고 러시아와 알제리가 비기면 알제리와 골득실을 따져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타진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이 벨기에에 패하면 다른 팀 결과에 상관없이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결과적으로 알제리의 약점 분석이 모두 실패로 돌아간 아쉬운 승부였다. 알제리의 뒷공간을 노렸지만 오히려 알제리에 뒷공간을 번번이 내줬다.

러시아와의 1차전에 출전한 선발진에 변화를 주지 않은 한국은 러시아전 선제골 주인공인 이근호(상주)를 벤치에서 대기시켰다.

박주영(아스널)이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한국은 손흥민과 이청용이 좌우 날개를 맡아 측면 돌파의 중추를 맡는 가운데 구자철(마인츠)은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격했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기성용(스완지시티)-한국영(가시와 레이솔) 조합이 나섰고, 포백에는 왼쪽부터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이용(울산), 김영권(광저우 헝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늘어선 가운데 골키퍼는 정성룡(수원)이 맡았다.

이에 반해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5명을 바꿔 분위기 전환에 나선 알제리는 전반 초반부터 짧은 한국의 뒷공간을 노린 과감한 공격 전술로 수비진을 괴롭혔다.

알제리는 전반 26분 후방에서 한 번에 날아온 롱 패스를 슬리마니가 한국의 중앙 수비수인 김영권과 홍정호의 더블 마크를 뚫고 골대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꽂았다.

기세가 오른 알제리는 2분 뒤 자부가 차올린 코너킥을 할리시가 정확한 헤딩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트리더니 전반 38분 헐거워진 한국의 수비를 농락하며 슬리마니의 패스를 받은 자부가 왼발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터트려 3-0으로 전반을 끝냈다.

 

자부와 슬리마니는 전반에만 1골 1도움씩을 기록, 알제리 공격을 이끌었다. 반면 한국은 전반에 슈팅 '0'의 빈공에 시달렸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전열을 가다듬고 나선 한국은 후반 5분 만에 손흥민의 만회골로 분위기를 바꿨다.

기성용이 후방에서 길게 차준 볼이 손흥민에게 연결됐고, 볼을 잡은 손흥민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 가랑이를 뚫고 골 그물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득점은 한국 축구가 월드컵 무대에서 따낸 역대 통산 30호골로 기록됐다.

골의 기쁨도 잠시.

후반 11분 부진한 박주영을 빼고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후반 17분 역습을 허용하며 패배의 나락으로 빠졌다.

알제리의 브라히미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페굴리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아 한국의 골그물을 네 번째로 흔들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19분 러시아전 득점 주인공 이근호(상주)를 이청용 대신 투입하며 알제리 추격에 마지막 정열을 쏟아낸 한국은 후반 27분 이근호의 패스를 받은 구자철이 골지역 정면에서 추격골을 꽂아 분위기를 살리는 듯했다.

한국은 후반 22분 한국영을 빼고 공격수인 지동원(도르트문트)을 교체로 넣어 마지막 불씨를 살리려고 했지만 끝내 추격에 실패하며 2점차 완패를 곱씹었다.

한편, 이날 태극전사를 맞아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슬리마니는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사진출처= 데일리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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