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타는 미문화원의 당시 사진

[코리아데일리 박지수 기자]

드라마 '끝없는 사랑'의 배경이 '부산 미국 문화원 방화사건'이라고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어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 사건은 1982년 3월 18일 부산 고신대(高神大)생들이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 및 독재정권 비호에 대한 미국 측의 책임을 물어 부산미문화원을 방화한 사건으로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이날 방화와 동시에 현장 부근에는 미국을 「민주화·사회개혁·통일을 실질적으로 거부하는 파쇼 군부정권을 지원하여 민족분단을 고정화」시킨 제국주의세력으로 규정하고, 「미국세력의 완전한 배제를 위한 반미투쟁을 끊임없이 전개하자」는 내용의 전단이 수백 장 살포되었다.

경찰은 사건발생 14일 만인 82년 4월 1일 주범 문부식(文富軾, 23살, 고신대 4년 제적)과 그의 애인 김은숙(金恩淑, 23살, 고신대 4년)이 자수한 데 이어 방화범 3명과 전단 살포범 3명, 의식화학습을 같이 한 3명 등 11명이 검거됐고, 하루 뒤에는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수배 중 가톨릭 원주 교육원에서 문과 김 등에게 의식화학습을 시킨 김현장(金鉉奬)이 방화사건의 배후조종 혐의로 체포되는 한편, 원주 교육원장 최기식(崔基植) 신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및 범인은닉 혐의로 체포되어 사건관련 피의자 15명이 구속되었다.

이들은 국가보안법·계엄법·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문부식과 김현장에게 사형이 선고되는 등 전원 실형이 선고되었으나 83년 감형되었다.

이 사건은 투쟁의 격렬성과 대담성으로 인해 세인들뿐만 아니라 운동권에도 엄청난 충격을 주었으며, 80년대 반미투쟁과 광주·대구 등 잇따른 미문화원방화사건 및 점거농성투쟁의 선도적 투쟁이 되었으나, 테러리스트적 투쟁방식으로 인해 운동권 일각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시의 주역들은 한 때 정치권이 진출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다를 부산에서 자신의 생업에 활동하는 등 당시 운동권과는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

당시 사건의 주역 문부식은 유복한 군인 집안으로, 아버지 문경삼은 육사 8기로 김종필과 동기였으나 1959년 부조리와 이승만 정권에 환멸을 느끼고 대령으로 전역했다.

부산 고신대 신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2년 3월 18일, 전두환 독재 정권과 미국의 묵인 하에 이루어진 광주항쟁의 진상을 알리고자 부산 미국문화원에 방화했다. 당시 정부에서는 이 사건을 불순세력의 사주에 의한 것으로 규정하여 문부식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6년 9개월만인 1988년 12월 석방되었으나, 7개월 후 한미문제연구소 사건으로 다시 구속되어 1년 6개월 형을 받고 만기출소했다.

▲ 당시 구속되는 문부식과 불타는 부산 미문화원(좌측)
김은숙과는 1980년 복학하면서 고신대학교 같은 3학년 학생으로 서로 사귀게 되었다. 방화후 각각 군입대 및 노동현장으로 갈 계획이였으나 사건이 의외로 커지고 3월 20일 서정화 내무부장관의 강경한 담화가 발표되자 둘은 일단 도피하기로 했다. 우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지학순 주교에게 갈 목적으로 3월 20일 밤차를 타고 21일 원주에 도착했으나 해외출장 중으로 만날 수 없어 원주교육원의 최기식 신부에게 찾아갔다. 1982년 4월 1일 자수를 두 시간 앞두고 최기식 신부에게 부탁해 성단관리인 문길환과 원주에서 치악산 서점을 경영하던 김영애와 김현장을 증인으로 세우고 김은숙과 결혼식을 대신한 예식을 올렸다.

그후 그는 1995년부터 출판일을 시작해, 도서출판 삼인의 주간과 계간 당대비평의 편집위원을 거쳐 꾸리에 출판사 비상근 기획위원으로 일했다. 2011년 12월 5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 진보신당 대변인으로 일했다.

그러나 2011년 12월 29일 택시기사 폭행 및 경찰서 공공기물을 파손하여 진보신당 대변인 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당시 언론에는 문부식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택시기사를 폭행했다고 전해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당 택시기사 이**씨는 "문 대변인이 홍대 앞에서 택시를 탔는데 만취가 돼 있었다.

택시를 타는 곳에 배웅을 나온 사람들과 앞선 술자리에서 괴로운 얘기들이 오간 것 같았다. 그런데, 일산으로 가는 중간에 문 대변인이 나를 아까 술자리에 함께 있던 사람으로 오해했던 것 같다. 운전을 하고 있는데 중간에 갑자기 '00야, 네가 왜 운전을 하고 있냐', '지금 어디로 가는거냐', ' 00야, 네가 왜 택시를 몰고 있냐'고 하다가 (별다른 대답이 없거나 본인의 생각과 다른 대답이 나오자) 갑자기 뒤에서 얼굴을 때렸다"라고 증언했다.

김 진보신당은 즉시 문부식을 대변인직에서 해임했고, 홍세화 대표가 택시기사와 해당지구대를 직접 방문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당 택시기사는 사정을 이해하고 "언론에 보도가 된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으며, "당대회에도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보였으나 결국은 정치권에서 멀어지는 계기가됐고 현재는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
 

▲ 드라마의 캡쳐
한편 6월 21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끝없는 사랑'은 부산 미 문화원 방화사건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이와 관련 본격적인 제작발표회 시작 전 SBS 드라마국 김영섭EP는 "SBS에서 오랜만에 하는 시대극이다. 시대물로 시작해 최근 현대사까지 관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다 보니 공감가는 부분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부산 미 문화원 사건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차용해 인물들을 극화시켜 만든 픽션 드라마다. 그걸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대사를 관통하는 절믄이들의 삶과 사랑.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그들의 이야기가 많은 공감을 불러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끝없는 사랑'은 1970년대부터 1980년대에 거쳐 오느날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치열하게 살아낸 주인공들의 꿈과 야망,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낼 작품이다. 화려한 캐스팅과 막대한 스케일 등으로 방송 전부터 뜨거운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끝없는 사랑' 황정음이 눈물이 아닌 강단넘치는 캐릭터로 돌아왔다.

21일 밤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극본 나연숙·연출 이현직) 1회에서는 어린시절 어머니(임주은)의 살해 현장을 목격한 후 복수를 꿈꾸며 살아왔으며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의 범인들을 숨기는 것을 돕는 서인애(황정음)의 모습이 그려졌다.

황정음은 어린시절 어머니가 살해된 끔찍한 현장을 목격했고 이와 함께 딸을 잃은 경자(신은정)의 딸로 대신 살아온 서인애 역을 맡았다. 경자의 "내 딸이 너 대신 즉었다"는 원망에도 어머니의 살인범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꿋꿋하게 사는 강단넘치는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다. 생머리와 단단한 눈빛은 나약하지 않은 서인애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서인애는 자신의 동생 인철(이남혁)이 친아버지인 장택산 국회의원에게 버림받자 달려가 그가 남긴 돈을 태우며 통쾌한 복수를 한 후 그들을 따라온 경찰들을 제압했다. 경찰들과 주먹다툼을 하거나 돌려차기를 날려 강한 액션 연기까지 소화하는 모습은 또한번의 연기 변신을 시도했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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