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bs news 캡처

[코리아데일리 강지현 기자]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10대의 사연이 공개됐다.

수원지법 민사10부(부장판사 설민수)는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다가 무혐의로 풀려난 10대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김모(19)군 등 중학교 선후배 4명은 2010년 7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정신지체 장애가 있는 A(22·여)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같은 해 10월 2일과 9일 차례로 구속됐다.

당시 법원은 경찰이 작성한 진술조서를 근거로 김군 등이 소년이지만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를 비롯한 사건 관계자들이 진술을 번복하자 20여 일 뒤인 10월 29일 김군 등을 석방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이어가던 검찰은 이듬해 1월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는 사건 관계자들의 일부 자백과 피해자 진술만으로는 피의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증거도 없다"며 이들을 무혐의 처리했다.

이에 김군 등과 이들의 부모는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는 경찰의 진술조서 조작과 부실한 수사 때문이라며 국가는 재산적·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금으로 김군 등 10대 4명에게 3천만원씩, 부모들에게 500만~1천만원씩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경찰이 문답의 내용을 바꿔 기재해 마치 자발적으로 구체적인 진술이 나온 것처럼 김군 등에 대한 조서를 작성해 객관성을 유지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되고 이는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김군 등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이 고의로 증거를 조작했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김군 등을 구속한 데에는 진술조서 말고도 다른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배상액을 김군 등 4명에게는 300만원씩, 부모들에게는 100만원씩 모두 1천800만원으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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