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강지현 기자]

무인사물함을 통해 마약거래를 일삼은 일당이 붙잡혔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시외버스터미널에 있는 무인사물함 등을 이용해 필로폰을 거래·투약한 혐의로 판매책 김모(42)씨 등 37명을 검거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인 정모(54)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수도권과 부산 일대에서 모집한 판매책 3명을 통해 중간판매책 5명에게 필로폰을 판매했고, 중간판매책들은 또다시 투약자들에게 개별적으로 필로폰을 파는 피라미드 형태로 마약을 유통했다.

예컨대 판매책 김씨가 지난해 10월 12일 부산 진구 부전동에 있는 모 백화점 앞에 승용차를 대놓고 중간판매책 이모(41)씨와 접선, 70만원을 받고 필로폰 1.6g를 팔면 이씨는 다시 조직폭력배 이모(48)씨 등 9명에게 되팔았다.

이런 식으로 판매책 김씨는 모두 20g, 박모(50)씨는 10g, 조모(45)씨는 15g가량의 필로폰을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항상 대포폰을 이용했고 거래 장소를 당일까지 수차례 바꿨다. 일부 판매자와 투약자는 퀵서비스나 부산 시외버스터미널 무인사물함을 통해서 필로폰과 돈을 맞바꾸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경찰이 앞서 적발한 마약사범의 구체적인 범행수법을 캐던 중 유통체계의 전모가 드러났다.

경찰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판매책 3명 등 18명을 구속하고 투약자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한편 검거된 마약사범들은 조직폭력배, 주부, 농부, 사업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책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진 총책 정씨를 비롯해 14명은 아직 잡히지 않았으며 수사에 따라 관련된 사람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자들은 교도소, 동네, 직장 등에서 서로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며 "여죄를 캐는 한편 미검자를 추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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